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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제대로 드시나요?’ 연제구 보건소 강의

    ‘약, 제대로 드시나요?’ 연제구 보건소 강의

    한동안 이런저런 일정이 겹치면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일이 자꾸 뒤로 밀렸다. 주민들과 만나 강연도 하고 보건소 현장에서 여러 일을 겪으며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차곡차곡 쌓였는데, 정작 글이라는 형태로 차분하게 옮겨 두지 못하고 흘려보낸 순간들이 많아 내심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지역 주민들과 직접 만나는 강연 시간만큼은 어떻게든 우선순위로 챙기려 한다. 주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전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 필수의료라는 바다

    필수의료라는 바다

    보험은 바다에서 태어났다. 17세기 런던 상인들은 배 한 척에 전 재산을 싣고 대양으로 나섰다. 무사히 돌아오면 막대한 이익이 따랐지만, 폭풍 한 번에 모든 것을 잃기도 했다. 그들이 찾아낸 해답은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일이었다. 커피하우스에 모여 서로의 항해에 투자하고, 폭풍으로 배를 잃은 동료의 손실을 다 같이 메웠다. 그 약속 덕분에 상인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 경험의 멸종

    경험의 멸종

    나의 기러기 생활도 반환점을 돌았다. 아내가 은행 싱가포르 주재원으로 발령 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리고 얼마 뒤 딸과 함께 공항 출국장 너머로 사라지는 뒷모습을 보았을 때, 홀로 지내야 할 3년이라는 시간의 아득함에 숨이 턱 막혔다. 그때가 1년 반 전이다. 이제 딱 그만큼의 시간만 더 흐르면 우리 가족은 다시 한 집에서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군인들이 제대…

  • 나의 대표 강점 5가지 찾기

    나의 대표 강점 5가지 찾기

    우리는 대체로 모자란 쪽을 먼저 셉니다. 성적표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확인하고, 피드백에서 개선할 점을 먼저 읽으며, 새해 계획을 세울 때도 자신의 단점을 고치는 데 집중합니다. 평생 자신의 결함을 보수하며 평균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가는 셈입니다. 그러나 사람을 멀리까지 데려가는 힘은 메워진 구멍이 아닌, 이미 단단하게 발달한 근육에서 나옵니다. 약점을 평균까지 끌어올리는 데는 막대한 에너지가 들지만,…

  • AI 건강 정보에 관한 오해와 진실

    AI 건강 정보에 관한 오해와 진실

    지난 몇 년 사이에 건강 정보를 찾는 방법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포털이나 검색 사이트가 주로 쓰였지만, 어느새 챗봇 대화창이 대세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국내 조사에서도 소비자의 절반 이상이 이미 챗GPT를 써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검색어를 고민해 입력하고 여러 결과 페이지를 오가며 비교하지 않아도, 깔끔하게 정리된 답을 곧바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깔끔하게 정리된 답이…

  • 공무원이기에 쓸 수 없는 글

    공무원이기에 쓸 수 없는 글

    나에게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을 하나 꼽으라면, 내가 생각하는 바를 가감 없이 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오해할까 봐 미리 확실히 해두자면, 그 누구도 내가 글을 어떻게 써야 한다고 또는 쓰지 말아야 한다고 강요하는 이는 없다. 나 스스로 공무원이라는 역할을 의식하며 괜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자기 검열’을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방금 ‘오해할까 봐’로…

  • 숲의 손님으로 산다는 것

    숲의 손님으로 산다는 것

    요즘 부쩍 날씨가 더워졌습니다. 퇴근길 아파트 현관 앞을 맴도는 작은 날벌레나, 1층 베란다 창틀에 슬그머니 자리 잡은 거미를 보면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합니다. 솔직히 저 역시 벌레가 그리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니 배산 둘레길을 걷다가 풀숲에서 벌레를 만나 흠칫 놀랐다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남 일 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산길에서만큼은 마음을 조금 달리 먹어 보려고 합니다. 여름마다…

  • 평균의 종말

    평균의 종말

    네 살에 보는 시험이 있다고 한다. 일곱 살에 보는 시험도 있다. 영어유치원에, 또 그다음 단계의 학원에 들어가려고 아이들이 치르는 레벨테스트를 두고 사람들은 4세 고시, 7세 고시라 부른다. 단어와 문법을 묻고, 원어민 앞에서 말을 시킨다. 떨어지면 들어가지 못한다. 관련 다큐를 보다가 가슴이 먹먹해졌다. 다섯 살도 안 된 아이가 시험장에 앉아 모르는 단어를 떠올리느라 애쓰는 모습이 그려져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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